마약배달 사건, 집콕에 급증… 알고 가담하면 처벌 무거워
2021-08-25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집콕’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마약배달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A씨는 퀵서비스 배달을 이용해 필로폰을 전달 받으려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퀵서비스 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붙잡혔다.
올해 초에도 20대 남성이 ‘화장품’이라며 퀵서비스 기사에게 건넨 내용물에서 향정신성 의약품 케타민이 발견되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퀵서비스 기사를 재촉했다가 의심을 샀다. 얼마 전 진행된 1심 재판에서 판매자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구매자 B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된 바 있다.
퀵서비스나 택배 등을 이용해 마약배달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변화된 마약 거래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판매자가 활동하는 장소로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 은밀하게 마약 거래를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판매자와 구매자가 소통하며 직접 주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구입한 마약은 화장품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꾸며져 배달되고 해외에서 주문한 마약은 국제우편, 특송화물 등의 형태로 배달된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인터넷 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는 데다 각종 물류시스템까지 발달해 있어 마약배달 형태의 거래에 더욱 취약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서 수사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함정수사’ 등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법무법인YK 신은규 형사전문변호사는 “마약배달 범죄는 배달 라이더나 택배 노동자 등을 범죄에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더욱 악랄하다. 자신이 배달하는 물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뒤늦게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졸지에 수사를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라이더나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이러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 설령 누군가가 고액의 대가를 미끼로 불법적인 배달을 의뢰할 때에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약운반·소지 죄의 경우 10년 이하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형법상 범죄조직단체가입·활동 혐의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